괴산 산막이 옛길
등잔봉 447m
위치:충북,괴산군,칠성면
괴산 등잔봉은 산행 내내 아름다운 괴산댐 호수를 볼 수 있으며, 맞은편의 속리산 국립공원
군자산을 비롯, 크고 작은 볼거리들이 가득하다. 산 이름은 옛날 한양으로 과거보러 간
아들의 장원급제를 위해 등잔불을 켜놓고 100일 기도를 올렸던 봉우리에서 유래하는데,
바로 곁에 있는 속리산 국립공원 군자산의 명성에 가려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가
최근 산막이 옛길이 조성되고 한반도 지형 조망이 알려지면서 등잔봉을 찾는 산행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곳이다. 또한 산막이 옛길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연결됐던 총 길이 2.5km의 옛길로서 흔적처럼 남아있는
옛길에 덧그림을 그리듯 그대로 복원된 산책로 인데, 괴산호를 따라 펼쳐지는 산과 물,
숲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은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3대 아름다운 길로
소문난 곳이기도 하다. 등잔봉 산행은 산막이 옛길을 따라 들어가다가 연리목(連理木)이 있는
고인돌 쉼터와 소나무 출렁다리를 지나 노루샘에서 부터 시작된다. 조금 가파른 오름길에
걸음이 무겁지만 조금만 고도를 높여도 드러나는 괴산호와 그 뒤로 우뚝 솟은 군자산의
모습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30분 정도 오르면 닿을 수 있는 정상은 작은 산
특유의 아기자기한 분위기다. 그러나 큰 산을 능가 하는 즐거움을 주는 건, 천장봉 가는
길에서 볼 수 있는 한반도 지형이다.
국내에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는 곳은 여럿이지만
기존의 것들과는 또다른 풍경으로 다가온다. 산막이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한반도전망대와
천장봉 사이의 진달래동산 갈림길을 이용하거나 천장봉을 지나 만나는 삼성봉 갈림길에서
좌측 하산길을 이용할 수 있는데, 여기서 10분쯤 능선길을 따라 오르면 삼성봉 정상을
갈 수 있다. 정상 주변의 나무들로 조망은 막혀있지만 이곳 정상에도 연리목이 자라고 있고
꽤 넓은 공간이 있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산막이 마을은 식당 몇 곳과 민박집들이
들어서 있어 산골마을 풍경은 사라진지 오래지만 차도 들어갈 수 없는 오지 마을의 분위기는
아직도 조금 남아있는 듯 하다. 산행이 끝나고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은 산막이 옛길을 따라
걷는 길이다. 호숫가를 따라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에는 갖가지 볼거리와 아름다운 풍경이
자꾸만 눈길을 사로잡고 걸음마다 상쾌한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것만 같다.
물레방아, 전망대, 약수터를 지나 옷벗은 미녀 참나무의 엉덩이도 살짝 만져보며 쉬엄쉬엄
발걸음을 옮기면 절벽이 호수쪽으로 고개를 들이민 곳에 망세루 전망대가 있다.
세상사 근심 걱정을 잊고 자연과 함께 평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바로 근처에는 등잔봉 갈림길이어서 이제부터는 왔던길을 되돌아 주차장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천 년에 한 번, 십억주에 하나 정도 나올 수 있다는 남녀의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모습의 정사목도 들러보고 낯익은 길을 따라 출발지점으로 돌아간다. 주차장을 출발하여
산막이 옛길을 따라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