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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푸른 파도를 바라보며 달리는 기차여행

한뫼 박종근 2009. 10. 10. 11:23

망망대해인 동해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보니 시간이 가는 줄 몰랐는데 열차는 어느새 종착역인 삼척역에 도착했다. 시골 간이역처럼 조그만 삼척역을 나오니 관광버스 한 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교통이 불편한 삼척시에서 삼척을 찾는 관광객을 위해 3시간 정도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 가격도 6천원 정도로 저렴했다. 관광버스는 먼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에 뽑히기도 했던 새천년 도로로 움직였다. 마치 사람의 손으로 다듬어 놓은 듯 정교하고 아름다운 기암절벽과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아름다운 해변 길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는 새천년 도로를 통해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가득한 삼척 항구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1시간 정도 주어지는 점심시간에는 삼척의 명물 곰치국을 맛보길 권한다. 물컹한 생선으로 예전에는 먹지 않았지만 얼큰하게 조리해 국으로 만든 후에는 많은 이들이 즐기게 됐다는 곰치국. 그 맛 역시 일품이었다. 점심을 먹은 다음 항구 주변을 거닐다보니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다양했다. 해변을 따라 길게 늘어 말리는 오징어부터 신선한 횟감을 파는 활어회 센터, 날아다니는 갈매기 떼까지 정신없이 구경을 하다 보니 다시 버스에 올라탈 시간이 됐다.

다음 코스는 해신당공원. 남근숭배민속이 전해 내려오는 해신당 전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공원에는 일반인부터 유명 조각가가 조각한 다양한 남근 조각이 전시돼 있다. 차에 내리는 순간 호기심에 둘러보긴 했지만 정작 에디터의 마음을 끈 것은 소나무 숲 산책로와 나무 사이로 비춰지는 운치 있는 바다였다. 은은하게 풍겨오는 흙 내음과 소나무가 뿜어내는 신선한 공기가 가득한 산책로를 걷다보니 일상의 스트레스가 싹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삼척역으로 돌아와 열차에 올라 강릉으로 향하며 다시 동해를 보니 이곳으로 올 때와 또 다른 감회가 밀려온다. 왠지 보송보송한 이불 안에서 숙면을 취한 느낌이라고 할까. 이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넓고 깊은 바다에 폭 안긴 듯 편안한 여행을 했기 때문인 듯.

 

출처 : 맞간 304050 휴식처
글쓴이 : 카루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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