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관련자료

공포의 9인 구단

한뫼 박종근 2007. 5. 31. 15:49
'공포의 9인 구단' 부상 투혼 빛나

김해 내동중 소년체전 야구 금메달


2007-05-30 09:30:00
 김해 내동중이 제36회 전국소년체전(26-29일.경북)에서 야구 금메달을 딴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다.

 내동중 야구부는 부상자 3명을 포함해 단 9명. 교체 선수가 한 명도 없다 보니까 선수들은 부상을 참고 이를 악물고 달리고 구르고 던져야 했다.

 3학년 투수 이지만(15)은 대회를 앞두고 훈련 도중 인대가 파열돼 6주 진단을 받았지만 4주 만인 2주 전 깁스를 풀고 출전을 강행했다. 한 명이라도 빠지면 출전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2학년 김승한(14)은 원래 포수지만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하자 이번 대회 중견수로 활약했다.

 시속 133㎞를 던지는 에이스 투수 박세준(15)은 손가락뼈에 금이 가는 바람에 이번 대회에서 배준빈(15)에게 마운드를 넘겨줬지만 배준빈이 지치면 마운드에 올라갔다.

 출전 자체가 기적이었다. 작년에도 이 학교 야구부는 9명 뿐. 졸업생 2명이 빠져나간 뒤 선수가 7명으로 줄었다. 올해 초 1학년 임채화(13).권오성(13)이 들어와 겨우 9명을 채웠다.

 포지션도 따로 없다. 한 명이 다치면 9명 포지션이 한꺼번에 바뀐다. 상대팀이 각 포지션에 도저히 적응할 수 없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전력은 막강이다. 예선과 8강전에서는 울산 제일중(7-0승)과 17명이 뛴 전북 전라중(9-2승)을 잇따라 콜드로 꺾었다. 준결승에서는 16명이 뛴 강원도 경포중을 5-3으로 눌렀다.

 작년 소년체전에서도 대구 경복중을 꺾고 동메달을 땄다. 올 4월 롯데기 초중학교 야구대회에서는 경남중을 12-1로 꺾고 우승했다.

 지난달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제주관광산업고 김수완(18)이 선배다.

 올해 우승했지만 내년에도 출전한다는 보장은 없다. 3학년 5명이 졸업하면 4명이 남기 때문. 두 달 전에 들어온 신입부원을 포함해도 5명. 다른 시.도에서 스카우트해 온 선수는 내년까지 뛸 수 없는 만큼 내년 소년체전에 나오려면 최소한 4명을 더 뽑아야 한다.

 남학생은 695명 뿐. 운동신경이 뛰어난 선수는 부산 지역 학교로 스카우트 당해가는 만큼 늘 선수 부족에 시달린다.

 이 학교 전병출 교감은 "후보 선수를 뽑는 건 꿈도 못 꾼다"며 "9명을 채우기 위해 매년 학부모들을 설득하느라 피가 마를 지경"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사진설명=29일 경북 포항운동장에서 벌어진 제36회 전국소년체전 남자 중등부 야구 결승전 대구 경북중 - 경남 내동중경기 4회초 1사 1루에서 좌월투런홈런을 친 경남 내동중 박세준이 홈을 밟은 뒤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