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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아라뱃길 ‘아쿠아버스’ 15일부터 정식 운행…향후 한강, 부산까지 확대

한뫼 박종근 2015. 5. 20. 14:58

 

바다를 달리는 버스…실제로 있다!

경인 아라뱃길 ‘아쿠아버스’ 15일부터 정식 운행…향후 한강, 부산까지 확대

 
 
                       

“자, 여러분! 바다 앞입니다. 이제 항만청의 입수 승인이 떨어지면,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버스 안 승객들이 상기된 모습으로 입수를 기다린다. 만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일이 현실화됐다. 

 

이달 15일부터 수륙양용버스 두 대가 정식 운행되기 시작했다. 

 

바다를 가르는 아쿠아버스.(출처=아쿠아관광코리아 누리집)
바다를 가르는 수륙양용버스.(출처=아쿠아관광코리아 누리집)

 
경인 아라뱃길에서 운행되는 수륙양용버스는 육지와 뱃길을 오가는 이동수단으로 아라뱃길 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해 검안역까지 육로로 왕복 운행한 뒤, 다시 여객터미널로 돌아와 아라뱃길을 수로를 15분간 왕복 운행한다.

첫 운행일이었던 지난 15일, 필자가 직접 탑승해봤다.

오전 11시 30분에 출발하는 버스 티켓을 끊고 탑승 주차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평일이라서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아 현장 구매를 했는데,

이미 많은 승객들이 아쿠아버스 주변에 대기하고 있어 그 인기를 대변하는 듯했다.

첫 운행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기자들도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수륙양용버스, 아쿠아버스.
대한민국 최초의 수륙양용버스, 아쿠아버스.

 
버스에 탑승해보니 일반 버스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많은 안전장비가 눈에 띄었다. 좌석마다 구명동의가 비치돼 있고,

버스 곳곳에 유리를 깨는 망치와 구명튜브가 있었으며, 버스 맨 뒤에는 소화기가 있었다.

버스 천장에는 비상상황을 대비한 12인용 뗏목 3개가 붙어 있었다.

승객들이 모두 탑승하고, 이어 가이드 2명이 버스에 올랐다.

가이드는 재미있는 화술로 시종일관 버스 안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가이드 왕한위 씨는 탑승객들에게 간단한 인터뷰를 하며 즐거운 장면을 연출했다.

탑승객 중에는 고령의 할아버지도 계셨는데, 인터넷을 직접 검색해 아쿠아버스를 타러 오셨다고 해 승객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각종 안전장비들이 잘 마련돼 있었다.
각종 안전장비들이 잘 마련돼 있었다.

 
아라인천여객터미널 주차장을 출발한 버스는 검암역까지 육로를 이용해 달렸다.

육로를 이동하며 보이는 아라뱃길의 풍경이 더없이 장관이다. 

검암역에서 회차해 다시 터미널까지 오는 데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됐다.

해양 사고를 의식한 듯 바다에 들어가기 전,

가이드가 구명동의 착용과 안전장비 위치를 거듭 강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가이드는 승객 모두 구명동의 착용을 했는지 확인한 후 호루라기가 어디에 있는지,

망치는 어디에 있는지 재차 확인을 당부했다. 

이어 배를 운전하는 기관사가 탑승했다. 육로는 버스기사가,

해상에서는 배를 운전할 수 있는 기관사가 운행하는 체제였다.

가이드는 탑승객의 수를 정확히 체크하여 항만청에 보고했다.

이 버스도 해상에서는 배에 속하기 때문에 항만청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으면 절대 입수할 수 없다고 한다.

 

탑승객 모두 구명동의를 완벽히 입어야만 입수가 가능하다.
탑승객 모두 구명동의를 완벽히 입어야만 입수가 가능하다.

 
“하나, 둘, 셋, 입수!” 승인이 되자마자 버스는 바다로 유유히 들어갔다.

버스 안에서는 탄성이 터져나왔고, 승객들은 서로 웃으며 ‘대한민국 수륙양용버스 최초 탑승’을 자축했다.

들어가자마자 배가 출렁였는데, ‘아, 이제부터는 배구나’라는 느낌에 짜릿함이 느껴졌다.

버스는 잠시 숨고르기를 하더니 선박용 모터를 돌리기 시작했다.

해상에서 가이드를 맡은 정수남 씨는 “이 버스에는 ‘3개의 강심장’이 장착돼 있다.”며 재치있는 설명을 이어나갔다.

 육상 주행 때는 버스 앞에 장착된 260마력의 엔진이 작동하고, 해상에서는 뒤쪽 2개의 동일한 마력의 엔진이 움직인다.

그는 “원래는 선박 엔진이 하나만 있어도 되지만,

고장과 같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두 개의 엔진을 달았다.”며 수륙양용버스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260마력 선박엔진에 장착돼 있는 프로펠러.
260마력 선박엔진에 장착돼 있는 프로펠러


해상에서 여객터미널과 아라타워를 보는 맛도 신선했다.

앞으로 버스가 물에 떠있는 시간은 15분 남짓. 필자는 이 시간이 다소 짧다고 생각해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우리도 해상에 더 있고 싶지만 현행법상 30분 이상 해상에 있으려면 화장실 같은 시설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래도 주변 경관은 충분히 감상할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이었다.

버스에 탑승한 한 노부부는 “좋은 기회에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배,

아니 버스가 많이 흔들리지 않아 좋았다. 이걸 배라고 불러야 할지, 버스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며 미소지었다. 

 

주변 경관을 둘러보고 있는 탑승객들의 모습.
주변 경관을 둘러보고 있는 탑승객들의 모습.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수륙양용버스는 폭 2.5m, 길이 12.5m, 높이 3.7m 크기로 육상에서는 시속 60km 이내로 달리고,

물속에서는 승객의 안전을 위해 6~7노트로 달린다.

정규 운행 코스는 아라뱃길 여객터미널 ~ 국립생물자원관 ~ 시천나루 ~ 매화동산 ~ 아라마루 ~ 아라폭포 ~ 계양역 구간을 50분간 육로로 왕복하고,

아라뱃길 여객터미널에서 서해 갑문 등 아라뱃길을 수로로 15분간 왕복한다.

정원은 39명으로 항해사와 운전사, 관광가이드를 제외하면 35명 정도의 승객이 이용할 수 있다.

운행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30~1시간 간격으로 하루 12차례 운행되며, 운임은 성인 기준으로 3만 원이다.

 

아쿠아버스의 운임표. 각종 할인제도가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출처=아쿠아관광코리아 누리집)
아쿠아버스의 운임표. 각종 할인제도가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출처=아쿠아관광코리아 누리집)

 
이따금 육지와 바다를 동시에 달리는 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왔다

이제 아라뱃길에서 그 상상을 현실로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아쿠아버스는 추후 인천 송도, 한강, 부산, 나아가 제주까지 그 노선을 확대한다고 한다. 아쿠아버스가 대한민국

 운송수단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인터넷 예매 :  아쿠아관광코리아 누리집(http://aquabus.co.kr/)
 ▶ 터미널 가는 길 :

   - 자동차 : 내비게이션에 ‘인천광역시 서구 정서진1로 41(오류동)’ 등록.
   - 대중교통 : 인천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에서 하차 후 아라인천여객터미널 순환버스(77-1) 탑승. 배차간격 35분 내외.

전형
정책기자단|전형wjsgud2@naver.com
한국어를 사랑하는 대학원생. 세계 많은 나라에 한국어 교육이 체계적으로 뿌리내렸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 한국어를 배우는 이들의 빛나는 눈망울 속에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