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코너

입춘대길

한뫼 박종근 2014. 2. 4. 09:02

 

 

입춘(立春)은 대한(大寒)과 우수(雨水) 사이에 있는 절기로, 음력(陰曆)으로는 정월(正月) 의 절기(節氣; 매달 상순에 드는 절기)에 해당하며, 태양이 황경(黃經; 춘분점에서부터 황도를 따라 잰 천체의 각도 거리) 315도에일 때이다. 양력(陽曆)으로는 2월 4일이나 5일경으로 봄이 시작됨을 알리는 절기이다.


  입춘 전날이 절분(節分)인데,  철의 마지막이라는 뜻이다. 이날 밤을 "해넘이"라고 부르고, 콩을 방이나 문에 뿌려 마귀를 쫓고 새해를 맞는다고 한다. 그러므로 입춘을 마치 연초(年初)처럼 본다.


   특히 입춘날에는 "입춘대길(立春大吉)" 등의 입춘방(立春榜)을 문에 붙이고, 입춘절식(立春節食)이라 해서 고유의 절기 때 먹는 음식인 절식(節食)으로 입춘날에 먹는 햇나물 무침이 있다.
 유래는 경기도 내의 산이 많은 6개의 고을{양평(陽平), 지평(砥平), 포천(抱川), 가평(加平), 삭녕(朔寧), 연천(連川)}에서 움파{동총(冬蔥)}, 멧갓, 승검초 등 햇나물을 눈 밑에서 캐내 임금께 진상하고 궁궐에서 겨자와 함께 무쳐 "오신반(五辛盤)"이라 하여 수라(水刺)상에 올렸다. 

  멧갓은 이른 봄 눈이 녹을 때 산에 자생하는 개자(芥子)로서, 끊는 물에 데쳐내어 초장에 무쳐서 먹는데 몹시 맵고, 고기를 먹은 뒤 입가심으로 좋다. 승검초는 움막에서 기르는 당귀(當歸)의 어린 싹인데, 깨끗하기가 은비녀의 다리같고, 꿀에 찍어서 먹으면 아주 맛이 좋다.
 햇나물 무침을 먹는 이유는 겨우내 결핍된 신선한 야채를 보충하기 위한 것으로, 민간(民間)에서도 이를 본받아  눈 밑에 돋아난 햇나물을 뜯어다 무쳐서 입춘절식으로 먹는 풍속이 생겼다.

 
 옛 중국 문헌에는 입춘 15일간을 5일씩 3후(候)로 갈라서, ① 동풍이 불어서 언땅을 녹이고, ② 동면하던 벌레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③ 물고기가 얼음 밑을 돌아다닌다고 하였다. 잡절(雜節)은 입춘날을 기준으로 하여 결정된다. 밭에 씨앗뿌리기가 시작되는 88야(夜), 태풍시기인 210일, 220일 등은 각각 입춘날로부터 88일, 210일, 220일째 날이다.

  예부터 입춘절기가 되면 농가에서는 농사 준비를 했다.
아낙들은 집안 곳곳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남정네들은 겨우내 넣어둔 농기구를 꺼내 손질하며 한 해 농사에 대비했다. 소를 보살피고, 재거름을 부지런히 재워두고, 뽕나무밭에는 오줌을 주고 겨우내 묵었던 뒷간을 퍼서 인분으로 두엄을 만들기도 한다. 바야흐로 바빠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일년 농사의 시작이 이제부터이기 때문이다. 또 이날 내리는 비는 만물을 소생시킨다 하여 반겼고, 입춘때 받아둔 물을 부부가 마시고 동침하면 아들을 낳는다 하여 소중히 여겼다. 그러나 '입춘한파'니, '입춘 추위 김장독 깬다'고 간혹 매서운 추위가 몰려와 봄을 시샘하기도 한다.

  입춘날 농가에서는 대문이나 집안 기둥에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같은 입춘첩(立春帖)을 써붙인다. 여기에는 한 해의 무사태평과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다. 더불어 어둡고 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었음을 자축하는 뜻이기도 하다.

  예전에 농가에서 이 날 보리 뿌리를 뽑아 보고 그 뿌리의 많고 적음에 따라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보리뿌리점(麥根占)을 쳤다. 여주인(女主人)이 소복(素服)을 하고 지신(地神)에게 삼배(三拜)를 올리고 보리뿌리를 뽑아 세 가닥이면 풍년, 두 가닥이면 평년, 한 가닥이면 이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또 부녀자들은 오곡을 솥에 넣고 볶을때 맨 먼저 솥 밖으로 튀어나온 곡식이 그 해에 풍작을 이룬다고 믿었다지만 이제는 다 옛 얘기가 되고 말았다.

  제주도에서는 입춘일에 큰굿을 하는데, '입춘굿'이라고 한다.
입춘굿은 무당조직의 우두머리였던 수신방(首神房)이 맡아서 하며, 많은 사람들이 굿을 구경하였다. 이때에 농악대를 앞세우고 가가호호를 방문하여 걸립(乞粒)을 하고, 상주(上主), 옥황상제, 토신, 오방신(五方神)을 제사하는 의식이 있었다.

 

♣입춘풍속(입춘풍속)

立春은 24절기(節氣) 가운데, 한 해의 시작이요, 계절의 시작인 봄의 문턱을 의미하기 때문에 역시 정월(正月) 풍속과 함께 다양한 한 해의 복(福)을 기원하는 다양한 풍속들이 있었다.

◈ 입춘첩(立春帖)
: 춘첩자(春帖子), 입춘방(立春榜)
- 대궐(大闕)에서는 설날에 문신(文臣)들이 지어 올린 연상시(延祥詩:신년축시) 중에서 잘된 것을 선정하여 대궐의 기둥과 난간에다 입춘첩(立春帖)을 써붙였는데, 일반 민가와 상점에서도 모두 입춘첩을 붙이고 새봄을 송축(頌祝)했습니다. [ 帖(첩)문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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